만성 염증성 장질환 환자 절반 이상이 치료 중에도 혈변, 설사, 복통 등 증상이 지속되고, 우울감과 불안감까지 함께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서적 부담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며 환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 궤양성대장염·크론병 환자 대상 실태 조사 결과 발표
18일, 궤양성대장염환우회 ‘UC사랑회’와 크론병환우회 ‘크론가족사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염증성장질환(IBD) 환자 399명 중 54.6%가 치료 중에도 주요 증상을 겪고 있었고, 50.9%는 불안감이나 우울감 등 심리적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염증성장질환은 대표적으로 궤양성대장염(UC)과 크론병(Crohn’s disease)이 있다. 이 질환들은 장의 염증으로 인해 반복적인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해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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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반 이상, 우울감·불안감 호소…심리치료 병행 필요
설문에 참여한 절반의 환자들은 정기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장 질환의 특성상 갑작스러운 증상 발현, 잦은 병원 방문, 사회생활 제약 등이 누적되며, 이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민지 UC사랑회 회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단순한 소화기 문제를 넘어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며 “신체적 치료만큼 심리적 케어와 상담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면역계 연관 질환 동시 진단 비율도 높아
염증성장질환 환자 중 다른 자가면역 질환을 함께 진단받은 비율도 17.8%에 달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7.8%)은 일반인 대비 4배, 건선(4.3%)은 10배 이상의 유병률을 보여 면역계 연관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 류마티스관절염 3.0%
- 강직성척추염 2.3%
- 건선성관절염 0.8%
- 화농성한선염 0.5%
- 루푸스(SLE) 0.3%
이 같은 수치는 면역질환 클러스터링(동시 발병 현상)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 다른 증상과 질환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 환자들의 치료 목표는 ‘지속적인 증상 완화’
설문에 따르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가장 바라는 치료 결과는 ‘증상 완화로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상태’(41.4%)였다. 이어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31.8%), ‘완전한 증상 소멸’(8.8%), ‘점막치유’(6.8%)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치료 목표를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환자 비율은 26.3%에 불과했고, 소통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30.1%에 달했다. 이는 진료 과정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이 치료 만족도와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최신 치료제 만족도 ↑…그러나 설명 부족도 지적
특히,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S1P 수용체 작용제 등 최신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치료 만족도(53.6%)는 기존 치료제인 5-ASA,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사용 환자(42.6%)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치료제 선택 과정에서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환자도 10명 중 4명(약 40%)에 달해 정보 접근성 및 이해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환자들이 신뢰하는 정보 출처는 ▲의사(45.9%) ▲환우회(29.3%) ▲인터넷(12.3%)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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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구형 약제 선호도 압도적…복용 편의성 중요
환자들의 약물 복용 방식에 대한 선호도에서도 경구제가 81.9%로 압도적이었다. 정맥주사(10.6%)나 피하주사(7.5%)에 비해 편의성과 심리적 부담 감소에 있어 우위를 보였다. 비주사 치료제에 대한 니즈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제약사와 의료진은 복용 편의성 향상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 환우회 “협진 체계 강화돼야”
이민지 회장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 외에도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생 가능성을 알고 있어야 하며, 진료 시 의료진과 상세히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진에게도 “이차 질환 발생 시 협진 체계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 마무리: 염증성 장질환, 전인적 치료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염증성 장질환은 단순히 ‘배가 아픈 병’이 아니다. 신체적 통증과 함께 심리적 고통, 사회적 제약, 자가면역 질환과의 연관성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총체적인 만성 질환이다. 이번 설문 결과는 환자 중심의 맞춤 치료와 의료진의 소통 개선, 최신 치료 접근성 확대가 절실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