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중심부의 유명 럭셔리 호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발렌타인데이 저녁, 많은 사람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 중이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125명의 소방대원 긴급 투입… 화재 원인은 덕트 시스템

런던 소방대(London Fire Brigade)는 16일 성명을 통해 “마릴본(Marylebone) 지역 칠턴 스트리트(Chiltern Street)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차 20대와 소방대원 125명이 출동했다”고 밝혔다.
화재는 호텔 내 환기 덕트 시스템(ducting)에서 시작되어 지상층에서부터 건물 꼭대기 층까지 빠르게 번졌다. 해당 호텔은 런던의 대표적인 럭셔리 호텔이자 레스토랑인 ‘칠턴 파이어하우스(Chiltern Firehouse)’로, 수많은 유명 인사가 방문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발렌타인데이 만찬 도중 화재… 호텔 내부 심각한 피해

화재 발생 당시 호텔 내 레스토랑에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많은 손님이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한 소방관은 영국 PA 미디어에 “호텔은 대규모 보수 공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건물의 심각한 피해를 예상했다.
호텔 소유주인 안드레 발라즈(Andre Balazs)는 PA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밤 칠턴 파이어하우스로 달려온 소방관 중 한 명은 30년 전 이 건물이 소방서였을 당시 근무했던 인물”이라며 “모든 소방대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그들에게도 오늘 밤은 예상치 못한 발렌타인데이가 되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목격자 “연기가 거리 전체를 뒤덮어… 시야 확보 어려웠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가이 피쉬먼(Guy Fischman, 23)은 퇴근길에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 코트에서 아직도 연기 냄새가 납니다. 굉장히 짙은 연기가 골목까지 퍼졌고, 거리 전체가 봉쇄되었어요. 멀리서도 연기가 보일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런던 소방대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건물의 지붕과 3층이 전소됐으며, 2층의 절반과 지상층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 “대형 피해 막아… 주변 건물로 확산 차단”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런던 소방대의 폴 맥코트(Paul McCourt) 부국장은 “소방대원들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 복잡한 건물에서 수시간 동안 힘겨운 화재 진압 작업을 수행했다”며 “화재가 인접한 건물로 번지는 것을 막은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화재로 칠턴 파이어하우스는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 소방대는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