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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최대 난민캠프 참사… RSF, 잔잔 캠프 공격해 수십 명 사상

by 만보오리형 2025.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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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이 자국 최대 난민캠프인 잔잔(Zamzam) 캠프를 공격해 최소 7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했다. RSF는 캠프 내 중앙 시장을 불태우고 민간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RSF, 난민캠프 중심부 공격… 50% 이상 불타

수단 최대 난민캠프 참사… RSF, 잔잔 캠프 공격해 수십 명 사상 (출처:CNN)

국제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에 따르면, RSF의 공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시작됐으며, 캠프 내 마지막 의료 시설 중 하나를 운영하는 MSF 역시 피해를 입었다. 예일대 인도주의 연구소(HRL)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캠프 중앙 시장의 절반 이상이 불에 탔다.
잔잔 캠프는 원래 북다르푸르(North Darfur) 주도 알파셔(al-Fasher)와 인근 지역에서 피난 온 50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RSF와 수단 정규군(Sudanese Armed Forces, SAF) 간의 내전이 격화되면서 12월 1일부터 이 캠프는 집중 포격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공격은 RSF가 캠프 내부까지 진입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사람들이 도망쳤다…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수단 최대 난민캠프 참사… RSF, 잔잔 캠프 공격해 수십 명 사상 (출처:CNN)

공격 당시 캠프에 있던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RSF 병사들이 동쪽에서 접근해 시장에 들어왔다”며 “나는 많은 사람이 도망치는 것을 보았고,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어떤 사람들은 차를 타고, 또 어떤 사람들은 수백 미터를 달렸다.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다녔고, 한 명이 내 앞에서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잔잔 캠프 관리자는 15일 성명을 통해 “RSF가 ‘초토화 전략’을 사용해 캠프를 잔혹하게 공격했다”며 유엔에 국제 보호 임무를 배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위성 사진·열 감지 데이터로 확인된 RSF의 방화

위성사진 분석 기업 맥사(Maxar Technologies)의 이미지와 북다르푸르 주지사가 SNS에 게시한 영상에서는 캠프 시장의 대규모 화재 흔적이 확인됐다. NASA의 화재 감지 시스템(FIRMS) 데이터에서도 13일 화재 발생이 기록되었으며, 이는 RSF의 방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HRL은 분석했다.
RSF 측은 CNN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잔잔 캠프는 군사 거점으로, 무기 저장고와 작전 지휘실이 위치한 곳”이라며 “우리 군은 군사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적을 제압했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난민이 방패로 이용되고 있다” vs “집단 학살 행위”

수단 최대 난민캠프 참사… RSF, 잔잔 캠프 공격해 수십 명 사상 (출처:CNN)

RSF의 공격은 알파셔 점령을 위한 군사 작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알파셔는 현재 SAF가 통제하는 다르푸르 지역의 마지막 거점으로, RSF는 이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RSF가 난민들을 ‘적군의 동조자’로 간주하며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의 아프리카 팀장 리암 카르(Liam Karr)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RSF의 공격은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인종청소와 집단 학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미국도 RSF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토니 블링컨 당시 미 국무장관은 RSF가 수단에서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RSF 지도자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일명 헤메디티)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나 RSF는 미국 정부의 조치를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부당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기아 위기 속에 벌어진 대량 학살

잔잔 캠프는 오랫동안 수단 기아 위기의 중심지였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8월 잔잔 캠프가 기아 상태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MSF에 따르면, 캠프 내 어린이의 34%가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으며, 이는 긴급 대응 기준의 두 배 이상이다. 한 어머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물이 필요할 때 돈을 내야 하지만, 돈이 없어 신에게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RSF의 공격으로 인해 구호 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MSF 사무총장 크리스 록이어(Chris Lockyear)는 “현재 북다르푸르 지역에서는 활동이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번 공격이 기아 위기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난민들은 완전히 고립됐다”

현재 잔잔 캠프는 RSF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어 난민들이 피난을 떠날 수도, 외부에서 인도적 지원이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MSF 북다르푸르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마리온 람스타인(Marion Ramstein)은 “현재 캠프 주민들은 완전히 고립되었으며,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다”며 “이들은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RSF의 공격으로 잔잔 캠프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국제 사회의 긴급한 개입이 없다면, 이미 심각한 위기에 처한 난민들의 희생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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